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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개발

증권 동물원 (투자, 할 것이냐 말 것이냐)

by מיכאל_ 2024. 3. 22.

태초에 투기가 있었다

증권거래소가 존재하기 이전에도 이미 투기는 있었다. 사회주의자들이 종종 말하는 것처럼 "자본주의 체제가 인간을 투리로 이끌었다"는 주장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다. 투기는 성경에도 기록되어 있다.

문헌에 따르자면 역사상 처음으로 투기했다고 기록된 사람은 이집트의 요셉인데, 그는 목숨을 건 투기에 열중한 사람이었다. 그는 풍년에는 남아도는 곡식을 대량으로 저장했다가 흉년에 비싼 가격으로 시장에 내다 팔았다. 하지만 그가 이미 4천 년 전에 과잉 생산물을 저장하여 미래의 수요를 충족시키고자 한 계획경제의 아버지였는지, 아니면 단순히 상품을 사놓았다가 나중에 비싸게 파는 역사상 최초의 매점매석꾼이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고대 아테네 사람들은 동전으로 노출하는 것을 즐겼다. 
지중해 경제의 중심이었던 고대 로마에서도 투기는 성행했다. 로마 사람들의 주된 투기 대상은 곡물이었다.
이런 투자자의 족보에는 많은 유명 인사들이 올라 있다.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뉴턴 경은 주식투자에 손을 댔으나 번번이 실패하자
자기 앞에서 주식의 '주' 자도 꺼내지 못하게 했다.

뉴턴 사과 만유인력

세계적인 투자자를 거론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인물이 있는데, 바로 오늘날 최고의 경제학자로 꼽히는 케인즈 경이다. 그의 초상화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쓰여 있다.

불로소득으로 부를 축적한 존 메이나드 케인즈 경. 그는 심각한 경제 위기에 처했던 1932년 당시 미국 주식을 대대적으로 사들인 다음 호경기에 이를 되팔아 상당한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그는 증권 투자로 부를 축적한 얼마 안 되는 경제학자 중 한 사람이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투자자와 투자는 항상 있을 것이다. 누가 나에게 투자의 역사를 한마디로 요약해달라고 한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겠다. 인간은 '놀이하는 존재'로 태어나 놀면서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하는 바, 놀이하는 존재로서의 인간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그러므로 나는 주식투자의 실패에서 비롯된 절망감 뒤에는 반드시 그 상처를 아물게 하는 기회가 따르게 마련이고, 다시 투자의 유혹에 고개를 돌리는 때가 온다고 생각한다. 마치 불빙의 유혹으로 그 주위에는 항상 불나비들이 꼬이듯이 말이다.

나는 투자자를 흔히 알코올 중독자와 비교하곤 한다. 알코올 중독자는 술에 만위한 다음 날 아침이면 다시는 술에 입에 대지 않겠다고 결심하지만, 저녁 어스름이 되면 칵테일 딱 한 잔만으로 바뀌었다가, 결국은 그 전날과 같은 밤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투자, 할 것이냐 말 것이냐

당신은 진정 보마르세, 카사노바, 혹은 발자크처럼 셰적인 문필가가 되기를 원하는가, 아니면 투자자가 되기를 원하는가?

이에 대한 대답은 근본적으로 당신이 처한 재정적 여건이나 성격에 달려 있다. 투자자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다음의 잠언을 들려주고 싶다.

돈이 많은 사람은 투자할 수 있다.
돈이 조금밖에 없는 사람은 투자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돈이 전혀 없는 사람은 반드시 투자해야 한다.

 

마지막 문장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다. 투자를 시작하려면 항상 어느 정도의 돈은 있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돈이 꼭 많아야 할 필요는 없다. 주식 투자가 대중화되기 전에 독일에서는 증권거래소가 부자들의 집합소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것은 완전히 틀린 생각이다. 정말 좋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아주 적은 금액으로도 얼마든지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돈이 전혀 없다'는 표현이 의미하는 바는 집세를 낼 수 없다든지 혹은 노후연금조차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그런 사람들은 우선 무슨 일이든 시작해서 조금이라도 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내 경우에는 주식 투자에 실패한 이후에 빚이 많아져서 다시 증권 딜러 일을 해서 중개수수료나 자문수수료를 챙겨야 했다.

 

'많은 돈을 가진 사람'은 이미 자신과 자기 가족을 부양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정도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투자라는 지적 모험을 할 수 있으며 자신의 부를 증식하기 위한 시도를 할 수 있다. 다만 주식광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아무리 돈이 많은 부자라 할지라도 증권거래소에서 돈을 잃는 데에는 그 한도가 없기 때문이다. 닉 리슨은 그 유명한 베링스 은행을 단 며칠 만에 망하게 했으며, 앙드레 시트로엥 역시 몬테카를로의 노름판에서 자신의 자동차 회사를 통째로 날렸다.

당신이 만약 한 집안의 가장이고 당신의 수입과 재산으로 집을 마련해야 한다든지 자녀 교육에 쓸 정도만을 가지고 있다면 투기를 해서는 안 된다. 만약 돈이 장기간 쓸 일이 없을 듯싶으면 그 돈으로 우량 주식을 살 수는 있겠지만, 그러나 투기는 금물이다.

투자자

투자자의 두 번째 물질적 조건은 시간적 제한 없이 돈을 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지금 투자해서 앞으로 3년 뒤에 집을 사고 5년 뒤에는 회사를 차릴 것이라고 장담해서는 안 된다. 증권거래소에서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 올바른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언젠가는 돈을 벌수 있겠지만, 그것이 언제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또한 주식투자를 통해 정기적인 수입을 얻게 될 것이라고 믿어서도 안 된다. 주식투자에 성공할 경우에는 엄청난 이익을 얻어 부자가 될 수도 있지만, 실패할 경우에는 또한, 엄청난 손실을 입어 빈털터리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어쨌든 노동을 한 대가로 '버는' 돈과 주식투자를 통해 얻는 돈은 그 의가 분명 다르다.

그렇지 않아도 독일인들만 고지식하게 "돈은 번다"고 말한다. 프랑스인들은 "돈을 얻는다"고 말한다. 또한, 영국인들은 "돈을 수확한다"라고 말하고, 미국인들은 "돈을 만든다"라고 말하며, 헝가리 인들은 "돈을 찾는다"라고 말한다.

 

물질적인 조건이 충족하였더라도 투자자가 되려면 또 다른 준비가 필요하다. 즉, 주식 투자에 뛰어들려면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정신적 준비운동이 필요하다. 확실한 수익을 보장해 주는 주식시장은 세상 아무 데도 없다. 만약 그런 곳이 있으면 아무도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 컨베이어 벨트 앞에서 일하지 않을 것이다.

이 밖에도 투자자가 어떤 특성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차근차근 설명할 것이다. 그보다는 먼저 어떤 사람이 투자자라는 칭호를 받을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서 설명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주식 거래를 한다고 해서 모두 투자자는 아니기 때문이다.

 

 

 

출처 : 김재경 옮김 (앙드레 코스 틀라니 지음) ,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미래의 창), p39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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